소무의도는 면적 1.22 km², 해안선 길이 2.5km의 작은 섬이다. 대무의도와 인도교로 연결되어있어 걸어서 바닷길을 건너갈 수 있다. 도보로 섬 전체를 둘러보는 데는 한 시간이면 충분하다. 느리게 걷더라도 두 시간을 넘지 않는다. 무의바다누리길이라고 불리는 둘레길은 8개 코스로 각 구간마다 특색 있는 뷰를 자랑한다.
소무의도 무의바다누리길 당일치기 여행
소무의도는 도보로 갈 수 있는 서해의 가장 끝 섬이다. 서울(강동)에서 오전 11시쯤 출발해 인천과 영종도, 대무의도를 지나 1시간 40분만에 광명항에 도착했다. 광명항은 대무의도 가장 안쪽 끝에 있는 항구다. 소무의도에 가기 위해서는 광명항 주차장이나 무의광명항 공영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걸어가야 한다. 광명항 주차장은 항구를 따라 주차 라인이 표시되어 있어 빈 곳에 주차를 하면된다. 이곳에 자리가 없으면 무의광명항공영주차장에 주차를 해야 한다. 그곳에서 소무의인도교까지 돌아오려면 도보로 20분 정도 걸린다. 내가 간 날은 평일이라 광명항근처에 빈자리가 꽤 있어서 근처에 주차를 하고 소무의인도교를 향해 걸었다.
광명항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생선이었다. 반쯤 마른 생선이 줄에 가지런히 걸려있었다. 도심에 사는 나는 흔히 볼 수 없는 풍경이라 새롭고 인상적이었다.
일상이 반짝이는 섬, 소무의도 들어가기
소무의도로 갈 수 있는 소무의도인도교로 향했다. 여기부터가 무의바다누리길 시작이다. 다리를 건너기만 해도 1구간을 지난 셈이다. 아치모양을 한 다리는 보도와 자건거도로로 구분되어 있었다. 소무의도를 둘러보는 코스 자체가 얕은 산과 데크길로 되어있어 자전거를 타고 건너는 사람이 얼마나 될지는 모르겠다. 다리를 반쯤 지나자 왼편으로 작은 항구와 마을이 눈에 들어왔다. 마을이라고 해봤자 건물은 스무 채도 안 되어 보였다. 멀리서 보았을 때는 다리가 꽤 길어보였는데 다리를 건너 소무의도에 닿는데 8분 정도 걸렸다.
소무의도 입구에는 ‘일상이 반짝이는 섬 소무의도' 라는 홍보 문구와 황금색의 새우 장식물이 있었다. 소무의도의 상징이 새우인가 보다. 상징물 옆 무의바다누리길 안내 지도를 보고 어떻게 걷는 것이 좋을지 파악했다. 소무의인도교가 1구간이니 이미 1구간은 걸었다. 지도가 있는 곳부터 왼쪽으로 걸으면 순서대로 2~8구간을 걸어 현재 위치로 돌아올 수 있다. 지도 옆 계단으로 올라가면 8구간부터 반대로 돌 수도 있었다. 나는 왼쪽으로(마을 쪽)으로 걸어 2~8구간까지 순서대로 걷기로 했다.
무의바다누리길 구간
*1구간: 소무의도인도교 (대무의도에서 소무의도로 이어지는 다리 구간) / 약 8분 소요
*2구간: 해변 & 마을길 / 약 3분 소요
*3~4구간: 나무데크, 언덕길 / 약 20분 소요
*5구간: 해변 & 마을길 / 약 5분 소요
*6~8구간: 나무데크, 언덕길, 산길 – 가장 높고 힘든 구간 / 약 25분 소요
**화장실 위치: 소무의도인도교 건너기 전 / 5구간 몽여해변
무의바다누리길 2~5구간
1구간과 마찬가지로 2구간은 매우 짧았다. 섬 입구부터 마을이 끝나는 지점까지가 2구간이었다. 아주 느리게 걸어도 5분이면 족했다. 2구간에는 식당과 카페가 있었다. 우선 섬을 한 바퀴 돌고 들르기로 했다. 2구간 끝, 느린 우체통 옆에 3구간 출발점이 있다. 3~4구간은 섬의 능선을 따라 나무데크 계단과 흙길이 번갈아 나왔다. 소무의도에 가기 전, 상상으로는 해변을 걷게 될 줄 알았는데 일부 해변구간을 제외하곤 언덕길과 산길이었다. 언덕을 걸으며 바다를 내려다보는 구간이 이어졌다. 사람이 많지 않아서 천천히 걸었다. 4구간을 지날 때는 멀리 송도의 아파트들이 수평선 위로 보이는 신기한 광경이 펼쳐졌다. 날씨가 흐려 약간 불투명하고 매우 작게 보였다.
무의바다누리길 5구간은 해변이었다. 검은 자갈로 이루어져 있는몽여해변과 마을로 이루어져 있었다. 5구간은 2구간의 정 반대편이다. 섬의 가운데 언덕을 중심으로 무의바다누리길 2구간과 5구간 두 마을이 이어져있었다. 2구간에서 5구간 몽여해변에 산길로 걸으면 20분 정도 소요되지만 두 마을을 잇는 가운데 지름길로 걸으면 5분이면 될 듯했다. 5구간은 2구간과 마찬가지로 주택이 몇 채 있는 마을이다. 이곳에는 여행자센터와 공중화장실, 카페, 식당이 있었다.
싱싱한 회덮밥 한 그릇
여행자센터는 닫혀있었다. 카페 두 곳 중 한 곳은 문을 닫았고(휴일인 듯) 다른 한 곳은 손님이 북적였다. 해변 가운데에는 횟집이 있었다. 배가 고파서 식당에 들어갔다. 회덮밥을 주문했다. 나 외에 단체손님 한 팀이 있었다. 식당 여사장님은 혼자 주문을 받고 요리도 했는데 주문을 받을 때도, 요리를 할 때도 무표정했다.
회덮밥은 큰 대접에 신선한 야채가 푸짐하게 들어있었다. 회는 자연산 광어회로 매우 싱싱했다. 기대 이상의 비주얼이었다. 밑반찬 세 가지와 된장국도 나왔다. 회덮밥이지만 회와 야채의 싱싱함을 충분히 즐기기 위해 밥을 넣어 비비지 않고 초장만 뿌려서 먹었다. 깔끔하고 신선한 맛이었다. 솔직히 사장님의 얼굴에 표정이 없고 손도 느려 보여서보여 기대가 전혀 없었는데, 회덮밥 맛은 먹어본 중 최고의 맛이었다.
고기섬횟집
주소: 인천 중구 떼무리길 9 (소무의도 둘레길 5구간 몽여해변 중간쯤 위치)
영업시간: 모르겠음(개인 사정에 따라 쉬기도 하는 듯)
메뉴: 회덮밥 16,000원 / 칼국수 13,000원 / 굴떡국 10,000원 외 자연산활어회, 우럭탕, 꽃게탕 등 해산물 요리 다양
무의바다누리길 6~8구간
신선한 광어회덮밥으로 배를 든든히 채운 후, 다시 걸었다. 6구간 시작점은 고기섬횟집 바로 옆에 있었다.있 나무데크를 따라 올라가면 된다. 6구간을 걷는 동안은 진분홍 진달래와 윤슬이 반짝이는 해변을 볼 수 있었다. 6~8구간은 산 능선을 따라 정상까지 올라갔다가 내려오는 코스이기 때문에 가벼운 등산을 하는 기분이 들었다. 6구간은 언덕을 올라갔다가 해변으로 이어지는데 이 해변은명사의 해변이라고 불린다. 규모는 작지만 자갈이 깔리고 햇살이 잘 비치는 아름다운 해변이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가족들과 휴가를 보냈던 장소로 전해진다. 아쉽게도 관리가 잘 되지 않는지 주변에 바다에서 떠밀려 온 쓰레기가 해변에 널브러져 있었다.
7~8구간은 산 정상으로, 가장 힘든 구간인 만큼 땀도 송골송골 맺혔다. 대신 힘듦을 뛰어넘는 풍경을 볼 수 있었다. 나무 사이 틈으로 작은 섬과 반짝반짝 빛나는 바다가 보였다. 가장 아름다웠던 풍경은 8구간의 끝에서 소나무 사이로 내려다본 본 소무의도인도교와 바다의 모습이었다.
트래킹 후 떼무리항이 보이는 카페에서 쌍화차 한 잔
8구간을 내려오니 다시 섬입구였다. 나무데크를 걸어 내려오니 다리가 후들거렸다. 카페에서 좀 쉬었다 가려고 2구간인 마을 쪽으로 갔다. 지나가면서 봐 두었던 국숫집과 찻집이 있는 곳이었다. 회덮밥을 먹어서 배가 고프지 않아 국수는 먹지 않기로 했다. 2구간 마을 해변은 소무의떼무리항으로 대무의도 광명항과 마주하고 있는 항구다. 뗴무리항의 중간 지점에 CAFE 떼무리가 있었다.
CAFE 떼무리는 1층과 2층, 테라스도 있는데 특히 2층에서 보이는 떼무리항 뷰가 예뻤다. 겉보기에는 그냥 조립식 건물로 보였는데 안으로 들어가니 꽤 아기자기하고 아늑했다. 여러 차 종류와 커피류, 빙수 등을 판매한다. 계란을 동동 띄운 쌍화차가 이곳의 시그니처 음료였다. 1층 카운터에서 쌍화차 한 잔을 주문하고 2층으로 올라갔다. 2층은 통창이 있는 넓은 실내와 반대쪽 주택가 뷰 테라스가 있었다.
갈색 머그잔에 담긴 쌍화차는 견과류가 가득 올려져 있었다. 물론 달걀 노른자달걀노른자도 들어있다. 서비스로 커피콩 빵 두 알을 주었다. 먼저 숟가락으로 계란 노른자를 떠 입에 넣었다. 어렸을 때, 아버지가 날계란 알을 치아로 톡톡 깬 다음 먹는 것을 따라 했던 기억이 났다. 계란 노른자는 살짝 비릿하면서 부드럽게 입 안에서 퍼졌다. 그다음은 견과류를 숟가락으로 떠먹었다. 달콤 쌉싸름한 차 맛과 오독오독 씹히는 견과류가 잘 어울렸다. 서비스로 준 커피콩 빵은 커피맛이 정말 진하면서도 부드럽고 쫀득해서 따로 사 먹고 싶을 정도로 맛있었다.
쌍화차를 다 마셔갈 때쯤,사장님이 갓 끓였다며 대추차도 서비스로 주었다. 따뜻한 차를 두 잔이나 마시고 나니 온몸이 노곤노곤해졌다. 조금 쉬다가 카페를 나왔다. 교통 체증을 피하려면 해지기 전에 출발해야 했다. 카페 옆 생선구이 식당 마당에 줄에 꿴 생선이 걸려있었다. 반쯤 마른 상태였지만 싱싱함이 느껴지는 모습이었다. 걸린 생선 밑에선 고양이 한 마리가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평화로운 풍경이었다. 소무의도인도교를 건너며 바라본 해안은 윤슬이 반짝이고 있었다.
카페 떼무리
주소: 인천 중구 소무의로 13-6
영업시간: 월, 화, 목, 금 10:00-20:00 / 토, 일 10:00-21:00 *매주 수요일 휴무
소무의도 가는 방법
자동차 이용
– 각 지역에서 출발 – 강변북로/올림픽대로/외곽순환고속도로 –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 – 영종해안남로 – 광명항 – 도보
– 각 지역에서 출발 – 수도권 제1순환고속도로 – 제2경인고속도로 – 영종해안남로 – 광명항 – 도보
대중교통
– 인천공항 T1(3층 7번)과 무의도 광명항 운항 버스 매 시간 운영 (소요시간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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