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섬한강공원에서 열리는 서울국제정원박람회 구경을 마치고 차를 마시러 갔다. ‘뚝방길 홍차가게’라는 귀엽고 정겨운 이름의 카페였다. 서울국제정원박람회가 열리고 있는 뚝섬한강공원에서 매우 가까웠다. 서울국제정원박람회를 보고 가려면 자양역 2번 출구로 나가 정원박람회 구경 후, 장미원 근처의 지하통로를 이용해 시내 쪽으로 나가면 된다. 뚝방길 홍차가게로 바로 가려면 자양역 1번 출구로 나와 쭉 직진하면 5분 정도 걸린다.
뚝섬한강공원 제2주차장 옆에 있는 지하 통로를 통해 시내 쪽으로 나갔다. 통로를 지나자마자 왼쪽으로 꺾어50보 정도 걸으니 대각선 앞에 뚝방길 홍차가게가 보였다. 카페가 있는 건물자체는 붉은 벽돌로 지어진 오래된 빌라 느낌이었다. 카페만 인테리어를 따로 해서 색도 다르고 깔끔해서 눈에 띄었다.
카페 앞에는 싱그러운 식물 화분과 가게 이름이 적힌 빈티지한 안내판이 나와 있었다. 운영시간은 12시부터 9시까지이고 화요일은 휴무다.
카페 문을 열고 들어갔다. 매우 빈티지하고 유럽 가정집 느낌의 인테리어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 주문하는 것도 잊고 먼저 사진을 찍었다.
사장님과 눈이 마주치면서 정신이 돌아왔다. 뭘 주문해야 하나 여기저기로 눈이 돌아갔는데, 메뉴판을 가져가서 보고 천천히 주문하면 된다고 했다.
매장이 꽤 넓었다. 입구를 기준으로 왼쪽과 오른쪽에 테이블이 여러 개 있는데 왼쪽 안쪽에도 테이블이 몇 개 더 있었다. 평일이고, 오픈한 지 몇 분 안 되어서인지 손님이 나 말고 한 명 더 있어서 자리를 골라 앉을 수 있었다.
자리를 잡고 앉아 메뉴판을 훑었다. 홍차 종류가 정말 많았다. 요즘 카페인을 멀리하고 있어서 피하는 편인데, 밀크티 메뉴에 디카페인 밀크티가 있었다. 루이보스 디카페인 밀크티였다. 차만 마시기는 아쉬워서 스콘도 하나 골랐다. 주문 카운터 옆 쇼케이스에 무척 다양한 종류의 스콘이 있었다. 생김새 하나하나 맛있어 보여서 다 먹어보고 싶었지만 오늘은 하나만 골랐다. 그것은 바로 유기농 통밀 무설탕 스콘이다. 나처럼 먹보지만 건강을 생각하는 사람도 마음껏 고를 수 있는 무설탕 메뉴가 있어 좋았다.
카페 내부의 소품들이 꽃무늬, 레이스가 많아서 스위스나 프랑스 시골집 느낌이 났다. 우아하고 조용하게, 책을 읽으면서 천천히 차를 마셔야 할 것 같은 느낌이랄까. 날이 쌀쌀한 어느 가을날, 따뜻한 홍차를 마시며 천천히 음미해보고 싶다.
요리조리 시선을 돌리고 있던 차에 주문한 음료와 스콘이 나왔다. 스콘은 하얗고 납작한 접시에 담겼고, 루이보스 디카페인 밀크티는 유리병에 담겨 빈티지한 종이로 감싸져 있었다. 화려한 문양의 테이블보와 잘 어울렸다.
병에 담긴 밀크티는 함께 가져다준 투명한 유리잔에 직접 따라 마시면 된다. 병뚜껑을 뿅 따고 유리잔에 쪼르륵 따랐다. 병 안의 음료를 2/3쯤 따르니 유리잔이 채워졌다.
뚝방길 홍차가게의 밀크티는 찻잎을 듬뿍 넣어 이틀간 냉침하여 만든다고 한다. 따뜻하게 데우면 약간 텁텁함이 느껴질 수 있어 차게 마시는 것을 추천한다(고 설명에 쓰여 있었다.) 요즘 같은 날씨에 마시기 딱 좋다. 얼음이 들어있지 않기에 너무 차갑지도 않고 적당히 차가운 느낌이 든다. 루이보스 밀크티의 향이 정말 좋았다. 한 모금 마실 때마다 꽃향 같은 싱그러운 맛이 입안에 남았다.
유기농 통밀 무설탕 스콘은 어두운 갈색으로 뻑뻑할 것 같은 비주얼이었다. 생각보다 뻑뻑하지 않았다. 적당히 무르고 적당히 씹히는 맛이 있었다. 먹다 보면 입 안에서 작은 알갱이가 남았는데 끝까지 씹고 나면 고소한 맛이 났다.
뚝방길 홍차가게에서는 애프터눈 티 세트도 맛볼 수 있는데 다양한 스콘과 디저트, 티를 구성해 판매했다. 가격은 1인 34,000원으로 캐치테이블에서 예약할 수 있다. 기념일이나 특별한 날, 이용해보고 싶다.
맛있는 밀크티를 음미하면서 책을 조금 읽다가 나왔다. 너무 멀지 않은 어느 날, 홍차를 꼭 맛보러 또 들러야겠다.
주소: 서울 광진구 자양강변길 277 1층
영업시간: 월, 수~일 12:00-21:00 / 매주 화요일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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